
자취 시작하고 겪은 첫 번째 벽, 인터넷 설치
제가 자취를 시작하게 된 건 2년 전, 40대 중반의 나이에 갑자기 혼자 살게 되면서였어요.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된 사정도 있었고, 일하면서 혼자 조용히 지낼 공간이 필요하기도 했고요.
처음 원룸을 계약할 때는 단순히 '지낼 공간만 있으면 되지' 싶은 마음이었어요.
근데 막상 들어와 보니, 정말 기본적인 생활이 안 되는 게 몇 가지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제일 급했던 건 인터넷이 안 되는 방이라는 거였어요.
요즘 세상에 와이파이 안 잡히는 집에서 어떻게 살겠어요?
넷플릭스도 못 보고, 업무 때문에 노트북 켜면 핫스팟으로는 한계 있고.
바로 인터넷 설치부터 하자 하고 통신사에 전화를 했죠.
근데 예상 못 한 말을 들었어요.
"설치 전에 집주인 동의가 필요합니다."
순간 어리둥절했어요.
왜 내가 사는 집에 내가 인터넷을 못 설치하지?
이건 내 사비로 하는 건데? 싶더라고요.
인터넷 설치하려다 '집주인 동의'라는 장벽에 막히다
통신사 기사님이 하시는 말이,
원룸이나 오피스텔, 다가구 주택 같은 경우에는 건물 구조상 배선 작업이 들어갈 수 있어서
건물주나 관리자 동의가 없으면 설치가 어려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기존에 인터넷 선이 깔려 있는지, 공유기로만 사용 가능한지,
외부 벽 뚫기나 케이블 추가가 필요한지에 따라 다르다는 거였어요.
근데 제 방은 좀 애매했어요.
기존에 누군가 살던 흔적은 있는데, 인터넷 선은 없었고
콘센트 옆에 랜선 꽂는 포트도 없었어요.
결국 설치하려면 외부에서 선을 끌어와야 한다는 말이었죠.
그래서 그 자리에서 집주인 연락처를 요청받았고, 저는 관리실 통해서 번호를 받아 전화를 드렸어요.
집주인에게 전화했을 때 느꼈던 부담감
전화하는 거 솔직히 진짜 부담됐어요.
계약할 때 집주인이랑 마주친 적도 없고, 모든 건 부동산을 통해서 진행했었거든요.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전화를 걸었어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호에 새로 들어온 세입자인데요, 인터넷 설치하려고 하는데요..."
이런 식으로 말을 꺼냈는데, 의외로 집주인분 반응이 나쁘진 않았어요.
"인터넷이요? 설치는 해도 되는데 외벽 타공 같은 건 안 돼요. 배선은 건물 안쪽으로만 하셔야 하고요."
이렇게 조건을 걸긴 했지만, 설치 자체를 반대한 건 아니었어요.
순간 안도의 한숨이 나오더라고요.
"네 알겠습니다. 외벽에 구멍 뚫는 건 없도록 기사님이랑 잘 얘기할게요."
이렇게 통화 마무리하고, 다시 통신사 기사님께 전화드려서 상황 설명했죠.
드디어 인터넷 설치 완료, 생각보다 까다로운 과정
통신사 기사님이 다시 오셨고, 이번엔 설치가 가능했어요.
외벽은 손대지 않고, 현관 근처 통신함에서 내부로 선을 끌어오는 방식으로 하셨어요.
기사님도 “이런 원룸 건물은 워낙 구조가 다양해서, 무조건 설치된다고 말하기 어려워요.
집주인이 외벽 작업에 민감하면 애초에 못 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제 방에도 와이파이 공유기까지 세팅하고, 노트북도 쾌적하게 연결되고,
넷플릭스도 끊김 없이 잘 나오고, 드디어 사람 사는 집 느낌이 났어요.
설치 후엔 바로 집주인께 다시 한번 감사 문자도 드렸어요.
"인터넷 잘 설치됐고 외벽은 손대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예의차린 것도 나름 중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인터넷 설치하면서 느낀 원룸의 현실
인터넷 하나 설치하는 것도 이렇게 신경 써야 한다는 게 사실 좀 슬펐어요.
분명 내 돈으로, 내가 사는 공간에 필요한 서비스를 설치하는 건데
그게 누군가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거요.
특히 요즘 원룸은 전부 '풀옵션'이라고 광고는 하는데, 정작 인터넷 없는 곳도 은근히 많아요.
있다 해도 느려 터진 공유기 하나 덜렁 달려 있는 경우도 있고요.
그땐 정말, 다음에는 전입 전에 꼭 인터넷 설치 여부부터 확인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지금은 와이파이 빵빵 터지니까 만족하지만, 처음 며칠은 진짜 불편했거든요.
정리하자면, 이런 상황이라면 꼭 확인하세요
- 계약 전에 인터넷 설치 가능 여부 꼭 체크
- 집주인 허락 여부도 중요하고
- 기존 선이 있는지도 확인하세요.
- 설치 전에 집주인에게 반드시 전화로 설명
- 외벽 타공, 천장 배선 등 민감할 수 있으니 미리 말씀드려야 문제 없어요.
- 통신사 기사님과 충분히 상의
- 건물 구조에 따라 가능한 작업 방식이 다르니까요.
- 설치 후에는 집주인께 문자로 결과 공유
- 예의도 예의지만, 혹시 모를 오해를 줄일 수 있어요.
한 줄 요약
원룸에서 인터넷 설치할 땐, 내 공간이라도 집주인 허락은 꼭 필요한 경우가 있어요. 미리 얘기하고 진행하는 게 마음 편하더라고요.